1987년에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종로구 삼청동에 자리 잡은 국제갤러리 본관은 수시로 다양한 용도 변경, 리모델링, 대수선, 증개축을 해왔으며, 2관과 3관, 한옥 갤러리, 학예사 오피스동 등을 추가하며 도시 조직 내에서 독특한 갤러리 캠퍼스를 구축해 왔다. 캠퍼스 내 모든 건물은 새로운 문화 트랜드와 용도에 걸맞은 공간 변화가 일어나는 유기체적 집합체이며 언제나 설계 중이거나 공사 중이다. 2017년 1월, 건축주로부터 본관 레스토랑 리모델링을 의뢰받고 약 1년에 걸쳐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간의 변화를 논의하고 스터디하면서 수많은 가능성을 발굴해 냈고, 논의가 깊어질수록 기존 건축물의 조직 체계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함께 공감했다. 작은 인테리어 리모델링으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는 증개축 프로젝트로 키워져 계획되었고 2020년 완공되었다. 건물이 내재하고 있는 시간의 켜와 역사를 최대한 존중하며, 현재를 위한 최대한의 가능성을 발굴하는 과정은 끊임없는 고민의 연속이었고, 이는 조직을 잘라내고, 엮고, 꿰어내는 행위의 반복이었다.
발렛 파킹 부스와 실외기, 전기 박스 등의 구조물들이 본관 앞에 놓이며 어수선한 이미지를 만들었고, 콘크리트 박스의 주출입 통로에 설치되어 있는 육중한 문은 편한 마음가짐으로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2층의 와인바 아래 존치하던 와인셀러는 지층에서 약 1.5m 떨어져 있었으며 그 밑은 흙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 공간을 발굴하여 외부를 행인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도록 코너 갤러리를 계획하였고, 발렛파킹 부스를 내부로 들였다. 또한, 매스는 커브와 박공지붕 형태이지만 내부에서는 평천장인 2층의 기존 와인바 공간의 볼륨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는 내부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약 30년에 걸쳐 증축되고 리모델링되어 가는 과정 중에 동선은 혼재되어 동선 체계가 매우 혼란스러웠다. 특히 국제갤러리 캠퍼스를 대표하며 방문의 중심 거점이어야 할 본관의 로비는 인포데스크가 부재하고 협소하였으며 화장실과 맞닿아 있어 어수선했다. 새로운 코어를 계획하여 동선을 정리하고, 외부 지하 계단을 내부로 끌어들여 화장실과 레스토랑 주방을 지하로 이동시키고, 로비 공간을 확장하여 다른 갤러리 건물로 이동하는 동선을 계획하였다.
